6개의 키워드로 압축한 재규어 E-페이스
2018-04-16 17:14:20 입력



20177, 재규어 E-페이스가 화려한 공중제비와 함께 등장했다. 하늘 위로 뛰어올라 옆으로 270° 도는 배럴 롤(Barrel Roll)’을 선보였다. 재규어의 디자인과 운동성능을 뜻하는 아트 오브 퍼포먼스(Art of Performance)’를 뽐내기 위한 쇼였다. 준비기간만 756시간. 시속 42마일(시속 약 67)로 달려 공중에 머무는 시간은 1.5. 성공을 위해선 한 치의 오차도 허락되지 않았다. 결국 기네스북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드디어 재규어 E-페이스가 국내 시장을 찾았다. 출시 행사를 치른 한남동 블루스퀘어를 찾아 안팎 모습을 꼼꼼히 살펴봤다. 화려했던 등장만큼이나 뛰어난 만듦새와 상품성을 자랑할까 궁금했다. 6개 키워드로 나눠 재규어 E-페이스가 끌리는 이유와 부족한 이유를 세 가지씩 나눴다.

 

끌리는 이유 - ‘재규어를 꼭 닮은 디자인

 


재규어 디자인 총괄 이안 칼럼(Ian Callum)E-페이스 디자인을 이렇게 설명했다. “E-페이스에 살아 숨 쉬는 재규어를 그려 넣기 위해 노력했어요. 몸에 비해 큰 눈과 커다란 발은 사람들이 고양잇과 동물을 좋아하는 이유죠. 저는 비율로 재규어를 표현했습니다. 그리고 (CUB)’이라 이름 붙였죠. 재규어의 새끼란 뜻이에요.” 앞 유리에 어미 재규어와 새끼의 그래픽 이미지를 새긴 이유다.

 


E-페이스를 마주하면 곳곳에서 새끼 재규어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헤드램프가 좋은 예다. 날카로운 눈매를 가진 여느 재규어 차종과 달리 곡선으로 끝을 다듬어 보다 온순한 인상을 완성했다. 대신 ‘J 블레이드(Blade)’ 주간주행등으로 재규어 이미지를 챙겼다. 벌집 가득한 허니콤 메시 그릴도 재규어 가문의 막내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무엇보다 E-페이스 디자인에서 눈길을 사로잡는 요소는 보닛과 뒤 펜더의 봉긋한 선, 지붕을 타고 내려오는 라인이다. 보닛 중앙을 가르는 파워 돔으로 엔진이 품고 있는 힘을 표현했다. 헤드램프를 시작으로 트렁크 문까지 이은 캐릭터 라인은 금방이라도 튀어 오를듯한 재규어의 다리 근육을 닮았다. 덕분에 가만히 서 있어도 속도감이 물씬하다.

 


핵심은 지붕 라인. 보닛부터 A필러를 지나 부드럽게 솟구치다가 C필러 부근에서 매끄럽게 떨어진다. ‘비율을 통한 속도와 움직임 표현이라는 이안 칼럼의 철학이 가장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운전자가 스포츠카에 올라타는 듯한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F-타입의 형상을 빌려 지붕을 날렵하게 그렸죠.” 여느 SUV와 달리 스포티한 성격 팍팍 내뿜는 E-페이스다.

 

끌리는 이유 - 세계 10대 엔진에 오른 ‘2.0L 인제니움 가솔린 엔진

 


E-페이스 보닛 아래엔 가솔린 2종과 디젤 3종 등 총 5가지 엔진이 들어간다. 국내 시장에 가장 먼저 선보인 심장은 직렬 4기통 2.0L 가솔린 터보. 최고출력은 249마력, 최대토크는 37.2㎏‧m이다. 최대토크를 1,500rpm부터 4,500rpm까지 줄기차게 뿜어내는 점도 특징. 인제니움 엔진은 1L 124마력에 달하는 출력을 뽐내며 워즈오토가 뽑은 ‘2018 세계 10대 엔진에 이름을 올렸다.

 


E-페이스의 0시속 100가속 시간은 단 7. 최고속도는 시속 230. 여기에 재규어는 9단 자동 변속기를 짝지어 효율까지 살뜰히 챙겼다. 복합연비는 9.0/L. 도심연비와 고속연비는 각각 7.9/L 10.8/L.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과 2,220에 달하는 공차중량을 감안하면 수긍할 만하다.

 

끌리는 이유 - 차고 넘치는 수납적재 공간

 


높은 실용성은 SUV가 영토 확장을 이룰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다. 2016년 소형 SUV 전 세계 판매량은 약 980만 대에 달했다. 식을 줄 모르는 SUV 인기에 E-페이스는 브랜드의 시장 확대를 위한 사명을 갖고 세상에 나왔다. 재규어에 따르면 E-페이스를 구입한 미국 고객 가운데 90% 이상이 새로 유입한 소비자라고. 그만큼 완성도 높은 SUV를 위해 노력한 흔적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특히 수납공간 마련에 신경을 많이 썼다. 센터콘솔의 용량은 8.42L에 달한다. 500물병 2개를 넣고도 여유롭다. 태블릿 PC를 끼울 수 있는 공간도 따로 마련했다. 글로브 박스는 10.7L, 1, 2열 도어는 10.56L의 공간을 마련해 실용성을 높였다. 또한, 스마트 기기 충전을 위한 USB 포트를 콘솔 안쪽에 2, 2열 승객을 위해 뒤편에 3개를 심었다.

 


차체 길이와 너비, 높이는 4,395×1,900×1,638. 기아 스포티지보다 길이와 높이는 조금 짧지만 휠베이스는 2,68111더 길다. 트렁크 용량은 484L, 2열 시트를 접으면 1,141L로 불어난다. 키 작은 새끼 재규어를 보고 얕봤는데, 생각보다 넉넉한 짐 공간에 놀랐다.

 

부족한 이유 - 협소한 2열 머리 공간

 


멋들어진 쿠페형 디자인은 짐 싣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하지만 키가 큰 사람이 2열에 앉아 장거리 여행을 하기엔 힘들어 보인다. 재규어는 2열 시트 엉덩이 부분을 깊게 파고 등받이 각도를 조절하는 등 머리 공간 확보를 위해 여러 아이디어를 냈다. 그러나 태생적 한계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혼자 타는 일이 많거나 어린 자녀를 둔 부모에겐 추천할 만하지만 친구 여럿과 함께 여행을 즐긴다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부족한 이유 - 격을 낮추는 센터페시아 플라스틱 소재

 


재규어 E-페이스는 바깥뿐만 아니라 인테리어 디자인도 F-타입을 닮았다. 1열 중앙을 가르는 높은 센터 콘솔과 기다란 손잡이가 아주 멋스럽다. 카메라 렌즈에서 영감 받아 빚은 온도 조절 다이얼도 눈길을 뺏는 요소. 손닿는 부분 곳곳을 가죽으로 덧대 고급스러운 이미지도 빠뜨리지 않았다.

 


하지만 널찍한 센터페시아와 버튼들은 별다른 마감 없이 플라스틱으로 끝내 아쉽다. 메탈 소재로 감싼 에어컨 송풍구처럼 버튼만이라도 메탈을 씌었으면 좋았을 터. 플라스틱 향 그윽한 센터페시아는 다 된 밥에 코 흘리듯격을 낮췄다.

 

부족한 이유 - 결국 성패는 가격에 달렸다

 


재규어 E-페이스의 국내 판매 가격은 5,530만 원부터 6,960만 원이다. 모든 트림에 360° 주차 보조 센서와 자동 주차 보조, 차선 유지 보조 등 다양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을 넣어 상품성을 높였다. 또한 구입 후 5년 동안 소모품을 무료로 교체해주는 ‘5년 서비스 플랜 패키지까지 경험할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하지만 시장엔 강자들로 넘쳐난다. 조금만 더 욕심을 내면 프리미엄 브랜드의 한 체급 위 SUV들도 살 수 있다. 가령 볼보 XC606,090~7,540만 원, BMW X36,870~8,360만 원이다. 같은 집안의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6,020~7,110만 원으로 E-페이스가 노리는 시장에 자리를 잡은 지 오래다.

 

게다가 올해 볼보 XC40BMW X2까지 출격해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E-페이스의 주력 트림은 P250 SE(6,070만 원)P250 R-다이내믹 SE(6,470만 원). 과연 쟁쟁한 상대들을 꺾고 미소를 지을 수 있을지 벌써부터 흥미진진하다.

 

글 이현성 기자

사진 재규어이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