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찐자’를 벗어나자…생애 첫 로드자전거 출고기
2020-06-29 14:33:48 입력



‘90’. 10년 넘게 70대를 유지하던 내 몸매, 2년 사이 10넘게 불었다. 설상가상 코로나19 여파로 실내 운동도 못 해, 평생 달성할 수 없을 거 같았던 앞자리 ‘9’ 시대를 열었다. 요즘말로 확찐자. 기운찬 아침은 옛말. 업무시간 내내 감도는 무기력감, 퇴근 후 침대로 직행하는 삶. 더 이상 이러면 오래 못 살 거 같아 자전거를 구매하기로 마음먹었다.

 

글 강준기 기자

사진 자이언트, 강준기

 

지난해 할리데이비슨을 떠나보내고, ‘두 바퀴 라이프를 갈망했다. 마침 총알도 어느 정도 충전돼, 다시 바이크를 들일까 고민 중인 상태였다. 그러나 엔진 달린 모터사이클은 운동은커녕 보험료와 세금만 늘어날 게 분명했다. 그래서 자체 동력은 없지만 두 바퀴의 자유감은 줄 수 있는 자전거로 선회했다. 집에서 사무실까지 출퇴근 용도로 쓸 계획도 세웠다.

 

일단 결정은 했는데, 자전거도 자동차만큼이나 종류가 다양했다. 일반도로와 산길 주행을 겸하는 MTB, 대중교통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접이식 미니벨로, 요즘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전기자전거까지 선택지가 무척 많았다. 그러나 얇은 바퀴 위에 몸을 수그리고 타는 로드자전거가 끌렸다. 속도도 빠르고 디자인도 멋있으니까. 과거보다 가격도 꽤 내려갔고.

 



굵직한 장르는 정했지만, 로드자전거 역시 브랜드부터 프레임 등급까지 종류가 많았다. 예산은 200만 원. 예전엔 이 정도의 가격으론 알루미늄 모델을 살 수 있었으나, 요즘엔 가볍고 튼튼한 카본 프레임까지 입문할 수 있었다. 각종 동호회와 카페를 드나들며 폭풍검색끝에 마음에 드는 모델을 찾았다. 대만에 본사를 둔 자이언트의 에어로 바이크, 프로펠이다.

 

주말에 시간을 내 서울 영등포에 자리한 자이언트 전문 매장으로 향했다. 근데 웬걸, 전시장이 썰렁하다. 사장님은 매장 내 전시율이 10%도 안 된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코로나19 때문에 실외 운동을 원하는 사람이 급격하게 늘었고, 일부 인기 모델은 2~3개월 동안 기다려야 살 수 있을 정도로 공급이 수요에 못 따라가는 재미난 현상이 일어나고 있었다.

 



원래 생각한 모델은 프로펠 어드밴스 1으로, 어드밴스드 등급 카본 프레임과 시마노 울테그라 변속기&크랭크 셋을 갖추고도 250만 원의 가격을 갖춘 가성비인기 모델이다. 디스크가 아닌 림 브레이크를 쓰는 건 조금 마음에 걸렸으나, 이 정도면 입문형으로 차고 넘치는 자전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미 물량이 없는 상태였다. 대기자도 수두룩, 어떡하지.

 

기다리던 찰나, 마침 프로펠 어드밴스 1 디스크 2021년형 신 모델이 국내에 소량 들어왔고, 이 중 1대를 영등포로 가져올 수 있었다. 프레임과 변속기는 원래 생각한 모델과 거의 동일한데, 디스크 브레이크라 가격이 380만 원으로 꽤 비쌌다. 예산에서 100만 원 가량 초과했지만, 나중에 업그레이드 생각하지 말고 한 방에 가자는 마음으로 쿨하게 OK했다.

 



얼마나 따끈따끈한 모델인지, 자이언트 공식 홈페이지엔 여전히 2020년형 모델 정보만 있었다. 박스를 열자 무광 블랙 컬러의 카본 프레임이 영롱하게 빛났다. 공기저항을 최소화한 디자인, 손가락 1~2개로도 들 수 있는 가벼운 무게, 펑크의 부담을 덜은 튜블리스 타이어, 각종 선들이 프레임 안에 완벽하게 내장된 설계가 남다른 존재감을 뽐냈다.

 

182, 체중 90의 나름 건장한(?) 체격이지만 M사이즈가 잘 맞았다. 또한, 자전거 전문 샵에 가면 내 몸에 맞게 피팅받을 수 있다. 페달을 돌릴 때, 무릎의 꺾임 각도가 최대 160°를 유지해야 가장 알맞은 형태라고 한다. 실제 각도기까지 가져와 정확하게 피팅 하니, 마치 맞춤정장 입은 듯 처음 탄 자전거임에도 불구하고 기분 좋은 느낌을 받았다.

 

또한, 샵 안에 있는 롤러에 자전거를 올리고 충분히 타본 후에 출고할 수 있었다. 로드자전거의 생소한 기어 조작 요령, 튜블리스 타이어 내 실란트 주입 방법, 다양한 그립 방법, 토크렌치를 통한 분해조립, 무게 중심 이동 등 세세한 내용까지 체득할 수 있어 수천만 원짜리 자동차 살 때보다 만족감이 높았다. 모두 새 자전거를 안전하게 즐기라는 배려였다.

 



돌아오는 길, 출퇴근 예행연습을 위해 양재천으로 향했다. 설렁설렁 달린다고 생각했는데, 속도계를 보니 시속 30를 가뿐히 넘기고 있었다. 부실한 허벅지 힘으로도 전력질주하면 시속 40돌파도 가능해 보였다. 평소 극심한 정체로 스트레스 받던 출퇴근 1시간, 이제 한산한 자전거 도로에서 주변 경치 감상하며 유유자적 달릴 생각하니 어찌나 행복한지.

 

매달 30~40만 원에 달하는 기름 값 절약은 물론, 소싯적 날라 다니던(?) 20대 몸매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찻값이 아깝지 않았다. 전국의 확찐자들이여, 자전거 운동으로 활력도 되찾고 코로나19도 슬기롭게 극복합시다!

로드테스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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