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e-트론, 주행거리가 줄어든 까닭은?
2019-04-12 13:20:52 입력



아우디 e-트론. 아우디 최초의 순수 전기차이자, 넉넉한 배터리를 바탕으로 일상생활에 두루 쓸 수 있는 풀 사이즈 SUV. 경쟁상대로는 테슬라 모델 X, 재규어 I-페이스 등을 꼽는다. 1회 충전 주행가능 거리는 국제표준주행모드(WLTP) 기준 최대 417로 우월하다. 그런데 최근, 미국 진출을 앞두고 미 환경보호청(EPA)의 계측 결과가 충격을 주고 있다.

 

기대와 달리 1회 충전 주행가능 거리가 204마일(328)밖에 나오지 않은 까닭이다. 참고로 재규어 I-페이스는 234마일(376), 테슬라 모델 X 75237마일(381)로 더 넉넉하다. 또한 e-트론은 95h 리튬-이온 배터리를 품었고, I-페이스는 이보다 소폭 작은 90h 배터리를 쓴다. 물론 e-트론의 체격이 더 크지만, 예상보다 낮은 수치가 퍽 당황스럽다.

 



그러나 이유가 있었다. 아우디에 따르면, 이번 주행거리 수치는 설계 의도에 따른 결과였다. 가령, 아우디는 e-트론의 배터리가 최대 능력의 88%까지만 성능을 내도록 만들었다. 넉넉한 수명을 위해서다. 또한 전기 부품에서 의미 없이 버려지는 폐열을 실내 냉난방에 쓰는 등 효율적인 열관리 시스템을 담았고, 배터리 성능 유지와 냉각 효율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 이를 통해 배터리가 항상 이상적인 온도에서 최적의 상태를 오랜 시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따라서 배터리 용량은 경쟁차보다 넉넉하지만, 계측결과가 낮게 나왔다는 분석이다. 스마트폰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배터리는 쓰면 쓸수록 성능저하가 두드러진다. 전기차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때문에 오랜 시간 안정적인 성능을 낼 수 있도록 최적화 작업을 치렀다.

 

따라서 주행거리만으로 e-트론의 가치를 속단하긴 어렵다. 최근 닛산 2세대 리프를 시승하면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40h 배터리를 얹어 국산 경쟁 전기차보다 주행거리가 짧지만, 주행 중 배터리가 떨어지는 속도가 크지 않았다. 예전부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배터리 용량이 아이폰보다 항상 넉넉했지만, 그렇다고 더 오래가지 않는다는 점과 비슷한 맥락이다.

 



, 전기차의 경우 복잡한 하드웨어 갖춘 내연기관차보다, 소프트웨어의 최적화가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지난 2014, 컨슈머리포트는 20만 마일(32)을 주행한 토요타 1세대 프리우스의 배터리 성능을 분석한 바 있다. 그 결과 배터리 수명손실은 6%에 불과했다. 따라서 눈에 보이는 주행거리 수치보다, 실제 배터리의 수명 관리능력이 더 중요한 요소다.

 



이를테면, 동력으로 쓰는 에너지뿐 아니라 냉난방, 디스플레이,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등 자동차 내 모든 요소의 전력효율을 높여야 배터리도 오래 갈 수 있다. 따라서 경쟁차보다 용량이 큰 배터리를 얹었다고 할지라도, 신차 때는 좀 더 멀리 갈 수는 있겠지만 3, 5년이 지나도 제 성능을 유지할지는 모른다.

 

독일 시장조사기관 스타티스타(Statista)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기차 구입을 망설이게 하는 이유 중 배터리 수명이 응답자(1,004)55%에 달했다. 문제는 아직까지 배터리의 내구성능을 판단할 만큼 전기차의 역사가 오래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전기자동차. 내연기관차보다 구조적으로 간단하다는 이유로 수많은 업체가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그러나 자동차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호기심 자극하는 첨단 기능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중요하지만, 오랜 시간 사용해도 변하지 않는 내구품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글 강준기 기자

사진 아우디

로드테스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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