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로드스터 시대를 이끈 주역, 마쯔다 MX-5
2019-02-11 15:55:29 입력



마쯔다 MX-5가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 1989년 미국 <시카고 오토쇼> 데뷔 후 어느덧 4세대까지 바통을 넘겼다. 현재 진행 중인 시카고 오토쇼에서 30주년 에디션이 등장했는데, 오렌지 빛 컬러와 CFRP(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로 치장해 역사를 기념하고 있다. 길이 4m가 채 안 되는 차체에 직렬 4기통 2.0L 가솔린 엔진 얹은 작고 강한로드스터다.

 

글 강준기 기자

사진 각 제조사

 



마쯔다 MX-5는 국내에 병행수입 형태로 꾸준히 들어올 만큼 마니아층이 두텁다. 단순히 작고 합리적인(?) 가격과 오픈 에어링이 MX-5의 전부는 아니다. 우리가 아는 포르쉐 박스터와 BMW Z4, 메르세데스-벤츠 SLC 등 쟁쟁한 소형 로드스터들의 탄생 배경에 MX-5가 숨어있다.

 

MX-5미아타(Miata)’라는 이름으로도 유명하다. 말과 라이더의 하나 됨을 뜻하는 일본어 인마일체(人馬一体, Jinba ittai)’에 뿌리를 뒀다. 이름이 암시하듯 오롯이 운전재미에 초점 맞춘 스포츠카다. 작고 다부진 2인승 차체와 뒷바퀴 굴림(FR) 구조, 개폐식 지붕 등을 한 데 엮었다.

 



그동안 영국 로터스 외 제조사는 소형 로드스터 장르에 쉽사리 도전장을 못 냈다. 개발비용 부담은 물론, 수익성까지 고려하면 남는 장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가령, 로터스의 경우 차체 경량화를 위해 알루미늄과 FRP 등의 소재를 양껏 심었다. 덕분에 제조원가가 비싸 일반 소비자에게 소형 로드스터는 그림의 떡이었다.

 



그러나 마쯔다는 도전했다. 그것도 넉넉한 덩치와 대배기량 중심의 미국 시장에 과녁을 겨눴다. 때마침 RX-7 후속모델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스포츠카 라인업의 공백을 막기 위한 모델로 명분도 충분했다. 그러나 명분만으로 제작하긴 어려울 터. 모두가 무모한 도전이라고 만류할 만했다. 하지만 보기 좋게 예상이 빗나갔다.

 

마쯔다는 MX-5 개발 키워드로 5가지 문장을 추렸다.

 

1. 차는 가능한 작고 가벼우며, 글로벌 안전 요구사항을 충족한다.

2. 운전석은 공간을 낭비하지 않고, 2명의 승객을 편안하게 수용한다.

3. 50:50의 무게배분을 위해, 엔진을 객실 쪽으로 최대한 당겨 얹는다.

4. 노면 접지력과 동적 안정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모든 휠이 위시본 또는 멀티링크 서스펜션에 달려야한다.

5. 스로틀 응답성을 높이기 위해 엔진과 디퍼런셜을 단단하게 엮는다.

 



우선 마쯔다는 날렵한 조종감각을 위해 앞뒤 차축에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을 더했다. 심장엔 직렬 4기통 1.6L 가솔린 엔진을 얹고 최고출력 120마력을 뽑아냈다. 수치는 평범해 보이지만 50:50의 칼 같은 앞뒤 무게배분을 달성하고, 1t()이 채 안 되는 가벼운 차체와 맞물려 남다른 주행성능을 뽐냈다. 손으로 쉽게 젖힐 수 있는 지붕과 팝업식 헤드램프도 포인트. 그 결과 2000, 누적판매 총 531,890대로 기네스북 2인승 로드스터 부문 신기록을 세웠다.

 

BMW Z3, 포르쉐 박스터 등이 탄생한 이유

 

MX-5의 성공은 하나의 신호탄이 됐다. 1990년대 들어 메르세데스-벤츠뿐 아니라 포르쉐, BMW 등 독일 프리미엄 제조사들이 작고 다부진 2인승 로드스터 개발에 뛰어들었다.

 



가령, BMW1991년 프로젝트를 시작해 1995, 1세대 Z3를 선보였다. 당시 3시리즈 뒷바퀴 굴림(FR) 플랫폼(E36)을 활용해 보닛을 길쭉하게 늘려 빚었다. 객실은 뒤 차축과 가깝게 이동했는데, 운전재미를 높이기 위한 묘안이었다. 생산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 자리한 BMW 공장에서 했으며, BMW 최초의 미국 현지생산 모델이기도 하다. MX-5의 영향을 알 수 있는 단서다.

 





1년 뒤 메르세데스-벤츠는 라이벌’ SLK를 출시했다. C-클래스(W202) 플랫폼을 밑바탕 삼아 Z3처럼 2인승 로드스터 형태로 빚어냈다. , SLK는 패브릭 소재의 소프트 탑 대신 단단한 하드 탑을 써 주목을 받았다. 이른바 바리오 루프. 전기 유압시스템을 통해 약 25초 만에 지붕을 여닫을 수 있었다. 탑을 닫으면 쿠페처럼 변했고, 지붕 훼손에 대한 걱정도 한 시름 덜었다.

 





결국 포르쉐도 동참했다. 1996년 말, 550 스파이더를 계승하는 2인승 미드십(MR) 로드스터, 박스터를 선보였다. 당시 911 한 차종으로는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웠고, 더 합리적인 가격의 박스터를 내세워 판매량을 높이고자 했다. 뒤 엔진뒷바퀴 굴림(RR)이라는 방식에 얽매인 911과 달리, 박스터는 엔진을 뒤 차축 앞에 얹어 더욱 이상적인 무게배분을 실현했다.

 



아우디 역시 전선에 뛰어들었다. 1995년 독일 <프랑크프루트 모터쇼>에서 TT 콘셉트를 선보인 뒤 3년 뒤 쿠페 버전을 먼저 양산했고 이듬해 TT 로드스터를 선보였다. 겨눈 과녁도 조금 달랐다. 앞 엔진앞바퀴 굴림(FF) 방식에 당시 피터 슈라이어(현대기아차 최고 디자인 책임자)가 디자인한 독특한 외모로 유명세를 탔다.

 



비슷한 시기, 국내에서도 소형 로드스터가 등장했다. 기아자동차 엘란이다. 로터스 2세대 엘란을 밑바탕 삼아 당시 크레도스의 직렬 4기통 1.8L 가솔린 T8D 엔진과 계기판, 브레이크 등을 얹어 1996년 출시했다. 재미있는 건, 당시 엘란의 판매가격은 2,750만 원이었는데 제조원가가 3,000만 원을 넘었다. , 판매할 때마다 수백만 원씩 손해보고 파는 유별난 차였다. 1999년 단종할 때까지 총 1,055대를 생산했다.

 

이처럼 마쯔다 MX-5는 소형 로드스터 시대의 서막을 열었다. 호기심 자극할 별별 장비 얹는 데 치중하기보단, 오롯이 짜릿한 재미를 위해 태어난 차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과연 MX-5의 역사는 어디까지 이어질지, 또한 전동화 시대를 맞아 소형 로드스터들은 어떤 형태로 변화해갈지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하다.

로드테스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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