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다운사이징, 3기통의 반란
2019-01-04 17:49:23 입력


 

경차 유일 4기통!’ 한때 경차끼리 서로 4기통이라며 자랑하던 시절이 있었다. 이렇듯 경차 시장에서조차 외면받던 3기통 엔진이 요즈음 다시 주목받고 있다. 모든 경차가 3기통으로 돌아왔을 뿐 아니라 중형 세단까지 3기통 엔진을 얹는 상황에 이르렀다. 배기량을 줄여 효율을 높이는 엔진 다운사이징이 점차 심해지는 까닭. 지금 당장 만날 수 있는 다운사이징 3기통 자동차를 한데 모았다.

 

글 윤지수 기자

사진 각 제조사

 

먼저 3기통 엔진 간단 소개부터. 3기통 엔진은 말 그대로 피스톤 세 개인 엔진이다. 4기통 대비 장단점은 명확하다. 피스톤 하나가 줄어든 만큼 마찰 저항이 적고 무게가 가벼우며 덩치 역시 작다. 그리고 3개 피스톤이 크랭크 각도 120도로 순차적으로 오르내려 엔진 회전이 한결 부드럽다. 단점은 피스톤 두 개가 올라가면 다른 두 개가 내려오며 충격을 상쇄하는 4기통과 달리 대칭 피스톤이 없다는 점. 그래서 1번과 3번 실린더가 폭발할 때 진동이 생긴다.



 

쉐보레 말리부 3기통 중형 세단

말리부가 다운사이징 1.5L 엔진으로는 모자랐는지, 지난해 11월 부분변경을 통해 1.35L까지 배기량을 낮췄다. 당연히 성능도 줄었다. 최고출력 156마력으로 10마력 줄고, 최대토크 24.1·m으로 1.4·m 내렸다. 이제 자연흡기 2.0L급 출력이라고 말하기엔 조금 모자란 수준. 그래도 연비만큼은 L14.2로 살뜰히 챙겨(이전 12.7/L), 공영주차장 할인 등 저공해차 혜택을 받는다.



 

그런데 쉐보레가 준비한 단거리 직선로 경주에서 이전 1.5L 모델보다 1.35L 모델이 더 빠른 진풍경이 벌어졌다. 무게도 1,400으로 같은데 무슨 일일까? 비결은 최적화다. 무단변속기로 시시각각 최적의 기어비를 찾고, 전자식 워터 펌프와 함께 브레이크 진공 펌프를 전자식으로 바꾸어 엔진이 담당하는 일을 줄였다.

 

1.35L 출력을 최대한 끌어내려는 노력도 가득하다. 직분사와 포트 분사를 함께 쓰는 듀얼포트 연료 분사 방식을 사용하며, 전자식 웨이스트 게이트(터보 압력조절장치)를 달아 터보차저 효율을 끌어올렸다. VT40 무단 변속기는 일반 스틸 벨트가 아닌 독일 룩(Luk)사 체인 벨트를 써 동력 전달 효율을 높인다.



 

BMW i8 - 3기통으로 즐기는 고성능

시속 100까지 단 4.4초 만에 가속하고 시속 250로 질주한다. 성능만 보면 i8 심장이 3기통이란 걸 믿을 수 있을까? i8이 이토록 빠른 데는 전기 파워트레인과 가벼운 차체 영향을 빼놓을 수 없으나 기본적으로 3기통 엔진 출력도 상당하다. 1.5L 배기량으로 무려 최고출력 231마력을 끌어낸다.



 

당연히 직분사 터보차저 엔진이며, 작은 배기량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터빈을 향하는 배기관을 두 개로 나누어(트윈 스크롤) 저속과 고속 성능을 모두 높였다. 더욱이 가변 흡배기 조절 기능을 담은 밸브트로닉과 흡배기 밸브 사이 정밀 인젝터를 더해 3L 가솔린 엔진 급 출력을 끌어냈다. BMW로서는 최초로 얹은 3기통 엔진이며 i8 뒷바퀴를 담당한다.

 



앞바퀴는 전기 모터 영역이다. 최고출력 131마력 모터가 힘을 보태, 시스템 총 출력은 362마력에 달한다. 무거운 배터리를 얹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단점을 지우기 위해 탄소섬유 소재로 차체를 짰고, 드라이브 모듈 섀시는 알루미늄으로 빚었다. 심지어 볼트와 나사까지 모두 알루미늄이다. 여기에 공기 저항계수(Cd) 0.26에 불과한 미려한 스타일까지 더해, 강력한 힘과 가벼운 무게, 공기역학 스타일 삼박자가 3기통 고성능을 완성한다.



 

기아 스토닉 국내 최초 1.0L 소형차

경차 엔진이 소형 SUV 스토닉에 들어갔다. 차가 커서 경차 혜택도 못 받을 텐데, 왜 넣었을까? 심지어 가격도 기존 1.4L 자연흡기 모델보다 113만 원이나 더 비싸다. 그러나 잠시 배기량은 접어두고 제원 수치만 따지면 제법 우월한 엔진이다. 최고출력 120마력, 최대토크 17.5·m로 자연흡기 1.6L급 성능을 내면서도 연비도 13.5/L1.4L 모델보다 0.9/L 더 높다.



 

성능과 효율을 모두 잡은 스토닉 심장은 1.0L 카파 T-GDI 엔진. 나름대로 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고속에서 힘이 부족한 저 배기량 단점을 줄이려고 실린더 헤드와 배기관을 하나로 엮었고, 말리부처럼 전자식 웨이스트 게이트를 담았다. 그리고 저속 스캐빈징(스캐빈징이란 혼합가스로 연소실 안의 연소 가스를 밀어내는 방식) 기술로 저속부터 제힘을 끌어낸다. 부족한 힘을 빠짐없이 쓰기 위해 기어가 직접 맞물리는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짝지었다.

 

한편 다운사이징은 아니지만 국내에서 만날 수 있는 3기통은 꽤 다양하다. 1.5L 가솔린 및 디젤 터보 엔진 미니, 1.0L 스마트 포투, 그리고 모닝과 스파크, 레이, 다마스, 라보와 같은 경차도 모두 3기통 엔진을 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