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포켓 로켓’이 가지고 싶다
2018-01-12 20:45:25 입력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25.4㎏·m’ 엔진성능만 봐선 큰 감동이 없다다. 하지만 몸무게를 보면 궁금증이 생긴다. 주인공은 595 아바스 컴페티지오네(Competizione). 피아트 500의 고성능 버전이다. 이 차의 공차중량은 단 1,045㎏. 1마력 당 무게비는 단 5.8㎏에 불과하다. 마세라티 기블리(1마력/5.7㎏)에 버금가는 폭발력을 지닌 셈이다.

595 아바스와 같은 차를 ‘포켓 로켓’이라고 부른다. 작은 차체와 가벼운 무게로 운전 재미를 챙긴 차를 일컫는 말이다. 가격도 대부분 2,000만 원대로 손 뻗으면 닿을만하다. 살뜰한 연료효율은 덤이다. 재미와 경제성, 톡톡 튀는 외모까지 챙긴 매력덩어리지만 우리나라에선 만나보기 힘들다. 대형차를 선호하는 까닭에 수입해도 찾는 이가 적다. 해외에서 만날 수 있는 포켓 로켓은 무엇이 있을까?

푸조 208 GTi


푸조. 국내 소비자는 대부분 “연비 좋은 합리적인 자동차”로 인식하지만, 사실 푸조‧시트로엥의 모터스포츠 역사는 엄청나다. 1981년부터 푸조 205 터보 16을 내세워 각종 랠리 무대를 주름 잡았고, 다카르 랠리 우승 6차례, 유러피안 랠리 챔피언십 3차례 등을 포함한다. 심지어 시트로엥은 2004년부터 2013년까지 9년 연속 WRC 우승을 차지했고, WRCC에선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연속 챔피언에 올랐다. 무려 12년 동안 출전한 모든 대회를 제패한 기록을 갖고 있다.


푸조는 모터스포츠 분야에서 뛰어난 기량을 뽐내며 기본기 탄탄한 차 만들기의 고수다. 유독 우리나라에서 저평가 받고 있을 뿐 포켓 로켓 만드는 실력도 무시할 수 없다. 205 GTi부터 시작해 고성능 소형차만 30년 넘게 만들어 왔다. 208 GTi는 푸조의 모터스포츠 팀 ‘푸조 스포츠’가 매만진 208의 야생마 버전. 2013년 ‘프랑스가 보장하는 고성능’을 외치며 등장했다.


겉모습만 봐선 GTi와 일반 모델을 구분하기 힘들다. 전면 그릴의 빨간 줄과 곳곳에 붙인 GTi 배지, 멋스러운 머플러 팁 빼곤 차이가 거의 없다. 하지만 속살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곳곳을 붉은색으로 칠해 강렬함을 더했다. 게임기처럼 작고 두툼한 스티어링 휠과 은색 기어레버도 매력 포인트.

208 GTi의 심장은 직렬 4기통 1.6L 가솔린 터보다. 최고출력 200마력, 최대토크 28㎏·m을 뿜는다. 6단 수동변속기를 짝 지어 0→시속 100㎞ 가속을 6.8초에 끊는다. 차체 길이와 너비, 높이는 각각 3,973×2.004×1,460㎜.

폭스바겐 업(UP)! GTI 


업! GTI는 폭스바겐 GTI 형제들 중 막내다. 지난해 5월에 등장해 곧 판매를 시작한다. 예상 가격은 약 2,100만 원. 가장 적은 돈으로 GTI 배지를 단 폭스바겐을 손에 넣을 수 있다. 보닛 속엔 직렬 3기통 1.0L 가솔린 터보 엔진을 얹어 1세대 골프 GTI에 버금가는 성능을 뽐낸다. 업! GTI의 최고출력은 115마력, 최대토크는 20.4㎏·m다. ‘고작 115마력’이라고 무시하다간 큰 코 다친다. 업! GTI의 공차중량은 997㎏. 가벼운 몸무게를 무기로 0→시속 100㎞ 가속하는 데 8.8초면 충분하다.

르노 트윙고 GT


‘골프 GTI는 서민의 포르쉐 911’이란 말이 있다. 하지만 트윙고 GT를 몰랐을 때 얘기다. 트윙고 GT는 꽁무니에 엔진을 얹고 뒷바퀴를 굴리는 진짜 배기 ‘리틀 911’. 직렬 3기통 0.9L 가솔린 터보 심장 얹고 최고출력 109마력, 최대토크 17.3㎏·m를 뿜는다. 변속기는 5단 수동과 6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 중 하나를 짝 지을 수 있다. 


0→시속 100㎞ 가속은 9.6초에 마친다(수동변속기 기준). 트윙고 GT의 진짜 장기는 가변 스티어링 휠에 있다. 가령 고속에선 앞바퀴를 1° 틀기 위해 스티어링 휠을 18° 꺾어야 한다. 반면 저속에선 빠른 방향 전환을 위해 13°만 틀어도 같은 효과를 낸다. 덕분에 트윙고 GT의 회전직경은 4.3m에 불과하다. 도심 속 핸들링의 귀재다. 참고로 718 카이맨의 회전직경은 11m다.

글 이현성 기자
사진 각 제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