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개정, 한국 자동차 산업에 끼칠 영향은?
2018-01-08 05:07:29 입력
한국과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 Free Trade Agreement) 개정을 위한 1차 협상이 마무리됐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미국은 무역 적자의 최대 원인인 자동차 산업을, 한국은 무역구제 및 투자자-국가분쟁해결제도(ISDS, Investor State Dispute Settlement)를 제기했다. 아직은 서로의 필요사항을 확인하는 탐색전에 불과하다. 하지만 개정의 여파는 클 수 있다. 



미국은 이번 한-미 FTA 개정에서 자동차 산업 문제를 꺼낼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낙후된 제조업 지역인 ‘러스트 벨트’에서 지지를 받고 대통령에 올랐다. 미국 제조업에 유리한 쪽으로 협상을 가져가야 지지율을 유지할 수 있다. 이는 자동차뿐만 아니라 한국의 주요 수출품인 전자기기, 철강, 보일러 등 다양한 산업에 걸쳐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으로 갑작스레 정세가 바뀌었다고 보긴 어렵다. 미국은 2012년 한-미 FTA 체결 전후로 꾸준히 한국과의 무역적자를, 한국은 무역흑자를 거뒀다. 한 해 300억 규모(약 31조 9,980억 원)를 오르내리는 수준이다. 지난 2016년에는 276억 달러(29조 4,354억 원) 수준이었다.



따라서 그만큼 미국도 자국 시장 방어에 공들여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경제주평에서 2008년부터 2016년까지 미국이 취한 보호무역 조치 중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86.3%에 이른다고 밝혔다. 미국은 무역적자 규모를 앞세워 압박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양국 자동차 수입의 불균형을 지적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한-미 FTA 개정이 자동차 분야에 미칠 가능성을 살펴보자. 우선 자동차 ‘무관세’ 혜택이 사라 수 있다. 2016년 미국은 한국차에 붙이던 2.5%의 관세를 폐지했다. 한편 일본차는 2.5% 관세를 유지 중이다. 한편 한국이 아닌 미국의 안전기준을 충족하는 모델에 대한 수입 배분량을 늘려 미국산 자동차의 더 많은 수입을 장려할 가능성도 높다. 



부품 문제도 있다. 예를 들어 미국에 자동차를 무관세 수출하려면 미국산 부품을 사용하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멕시코, 캐나다에서 만든 자동차를 미국에 무관세로 수출할 때는 해당 3개국 부품 비율이 62.5%를 넘겨야 한다. 미국은 NFTA 재협상에서 이를 85%로 올리고, 자동차 부품의 50%를 미국에서 조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대관심사는 픽업 트럭이다. 기존 한-미 FTA에서는 미국으로 수출하는 한국산 픽업트럭의 관세율 25%를 2022년부터 단계적으로 내릴 계획이었다. 하지만 미국은 한-미 FTA 개정을 통해 픽업트럭 관세율 유지를 목표로 한다. 윌버 로스(Wilbur Ross) 미국 상무장관은 픽업 트럭 수입 관세를 유지하려는 방침을 지속적으로 내비친 바 있다. 



한-미 FTA 개정이 현대차의 미국 시장 공략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현대차는 최근 미국 시장 판매량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 SUV 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신차가 없을 뿐더러 미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차종인 픽업 트럭이 없어서다. 프리미엄 브랜드인 메르세데스-벤츠가 굳이 X-클래스 픽업 트럭 만들어 미국에 팔려는 이유 또한 높은 픽업 선호도 때문이다. 

그런데 대형 픽업 트럭은 미국 자동차 제조사의 밥줄이기도 하다. 따라서 타국 자동차 제조사들의 픽업 수출을 막기 위해 계속 방어를 펼칠 가능성이 높다. 만일 현대차가 미국에서 픽업을 생산하지 않고, 한국에서 생산해 수출한다면 가격 경쟁력을 맞출 수 없다. 25%의 관세가 붙으면 2,500만 원짜리 자동차가 3,125만 원이 된다. 



이번 한-미 FTA 개정에 관한 미국의 의향이 전부 반영된다면, 현대차의 미국 투자액이 증가할 가능성은 아주 높다. 미국에 공장 세우기를 권장하는 트럼프 정부의 의도대로, 미국에 부품 및 생산 공장 늘리면서 세제 혜택을 받는 쪽이 더 유리할 수 있다. 미국에 ‘줄 건 주고, 받을 건 받는’ 전략이 낫지 않을까?

올해 현대차는 미국에서 판매율을 회복해야 한다. 현대‧기아차를 합친 2017년 미국 시장 판매대수는 127만5,223대. 2016년의 142만2,603대와 비교하면 10% 가량 줄었다. 시장 점유율도 8.1%에서 7.4%대로 떨어졌다. 신차인 코나를 비롯해 싼타페와 맥스크루즈의 후속 모델을 내놓아 분위기 전환을 노릴 계획이다. 앞으로 한-미 FTA 개정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글 안민희 기자(minhee.editor@gmail.com)
사진 산업통상자원부, 현대자동차그룹, 포드

로드테스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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