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 자체 결함 가능성 있다” 혼다 CR-V&어코드
2017-08-29 17:42:10 입력



물건을 팔기 전에 캔의 상태를 꼭 확인하라.” (Rust), 조나단 월드먼 지음.

 

캔은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탄생한 발명품이다. 그런데 녹이 쉽게 끼는 단점이 있다. 때문에 공학자들은 맥주를 캔에 담는 방법을 개발하기 위해 무려 125년 동안 녹과의 사투를 벌였다. 자동차도 부식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최근 국내에선 혼다 CR-V 터보를 구매한 고객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신차인데도 불구하고 곳곳에 녹이 슨 까닭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로드테스트>에 문제 부위와 사진 등을 적극적으로 알렸다. 제보자에 따르면 신형 어코드에서도 녹이 드러났다. 심지어 대시보드 내부 부품뿐만 아니라 2열 시트 안쪽 프레임까지 부식이 생겼다. 문제를 인지한 혼다코리아는 지난 819일부터 해결에 나섰다. 해당 자동차 소유 고객에게 방청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문자메시지를 전송했다.

 

혼다코리아는 녹 제거 및 방청처리 이후 안전과 성능에 문제가 생길 경우 보증기간을 최대 10/무제한()까지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참고로 혼다코리아가 제공하는 기본 보증기간은 3/10. 일부 고객은 교환·환불을 요구했지만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렇다면 신차의 실내까지 부식이 생긴 이유는 무엇일까? <로드테스트>는 혼다코리아 측에 문제 차종의 제조일자와 부식 원인, 해당 차종을 실은 선박의 운항시기 및 경로 등을 문의했다. 그러나 혼다코리아는 현재 문제의 원인을 파악 중이라고만 밝힌 상태다.

 

국내에서 판매 중인 CR-V 터보는 혼다가 미국 오하이오주의 이스트 리버티 공장에서 생산한다. 그럼 한국으로 운송하는 과정에 생긴 문제일까? 미국 자동차 커뮤니티를 살펴보니 2017년형 CR-V 터보와 관련해 같은 문제를 제기한 소비자가 있었다. 외부 요인이 아닌 부품 자체 결함일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다.

 



또한, 제조사가 사전에 해당 문제를 알고 있었을 수도 있다. 제보 사진에 따르면, 부식 부위에 하얀색 마커로 표시한 흔적이 눈에 띈다(2017년형 어코드, 제조일자 : 2017421/등록일자 : 2017629). JTBC의 보도에 따르면, 혼다코리아 측은 용접 부위를 표시한 것이라며 녹과는 관련 없다고 설명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 A모씨는 녹의 원인으로 운송과 보관을 꼽았다. 배를 타고 건너온 수입차는 항구에 내린 뒤 PDI(Pre-Dlivery Inspection: 출고 전 차량점검) 센터로 옮긴다. 각 수입차 업체별로 위탁 방식으로 운영한다. 이곳에서 출고를 위한 최종 검사 및 손질을 한다. 일부 부품은 항구 또는 공장 앞 부지에 비 맞히며 세워 두기만 해도 빨갛게 녹이 슨다. 브레이크 디스크나 하체 쪽의 주철 부품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 같은 경우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애초에 녹이 내구성이나 신뢰성에 문제를 주지 않도록 부품을 설계해서다. 따라서 PDI 센터에서도 이 같은 부품은 따로 방청 작업을 하지 않는다. 그런데 PDI 센터에 도착한 수입차 가운데 하체의 접합(용접) 부위에 녹이 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울퉁불퉁한 용접 부위에 방청제를 매끈하게 도포하지 않은 경우다.

 

A씨는 배로 운송하는 과정엔 예기치 못한 변수가 많다배에서 줄을 맞춰 차를 세운 뒤 네 바퀴를 벨트로 바닥에 단단히 조이는데, 이게 바다를 건너오다 느슨해지거나 풀어지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선박 안에서 차들이 뒤엉켜 사고가 나기도 한다. 그는 간혹 신차를 인도 받은 고객이 항의하는 경우는, PDI 센터에서 손 본 사례다고 덧붙였다.

 

A씨는 결론적으로, 어떤 이유에서든 차체 하부에 녹이 슬어 도착할 개연성은 있다그러나 실내 부품에 녹이 슨 건 금시초문이다. 이해가 어렵다고 밝혔다.

 



나윤석 자동차 칼럼니스트는 또 다른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자동차의 모든 부품을 설계할 때는 목표 스펙을 정한다방청 역시 여기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대시보드 안쪽 부품에 녹이 슬었다는 건, 해풍이나 해수로도 설명이 어렵다고 설명한다. 또한, “제조사가 제작 기준을 제대로 전하지 않았거나 납품업체가 기준에 맞추지 못했을 개연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또한 실내 녹은 알러지성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심각한 문제라며 원인이 무엇이든 자동차의 실내엔 녹이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BMW 3시리즈가 비슷한 경우다. 지난 2012BMW 코리아는 일부 모델(5,004)을 대상으로 시트 레일 방청 작업을 치렀다. 또한, 방청 작업으로 수리가 힘든 부품은 신품으로 교체했다. 당시 BMW 코리아는 재료의 강도를 떨어뜨리는 게 아닌 표면 부식으로, 안전에는 영향이 없다고 해명했다.

 



어코드의 부식 문제는 지난 2013년에도 불거진 바 있다. 당시 혼다코리아는 해당 모델을 오랫동안 항구에 세워두었을 경우 주철 부품이 해풍에 의해 녹이 생길 수 있다자동차 성능엔 이상이 없다고 발표했다. 배에 싣기 전 방청 작업을 꼼꼼히 했는지도 확인할 필요도 있다. 배 타고 건너온 시빅과 HR-V, 파일럿 등에선 녹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국내 어코드 동호회는 회원을 대상으로 자체 조사를 벌였다. 대시보드 내부 부품 부식은 총 186, 엔진룸을 포함한 기타 부위는 총 155건이나 발생했다. 이에 따라 국토교통부에서도 89일부터 자체 조사에 들어갔다. 하지만 생산과 운송 등 여러 변수가 있기에 다소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토요타 캠리도 최근 녹 문제가 불거졌다. 한국토요타자동차 관계자는 선적을 기다리며 해풍에 영향을 받았을 수 있다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토요타는 공식 서비스센터를 통해 방청 작업을 진행 중이다. 따라서 일부 언론보도가 지적한 무마하려는 태도는 사실이 아니다. 또한, 혼다와 달리 대시보드 안쪽 부위이 아닌 주철 부품에서 부식이 생겼다.

 

가장 중요한 건 소비자다. 단순히 방청 작업에서 끝날 게 아니라 문제의 원인을 밝히고 공식적인 사과를 해야 한다. 또한, 추후 같은 문제가 생겼을 때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도록 제조사의 부식 관련 보증도 뚜렷이 마련해야 한다. 혼다 캐나다는 부식 보증(Rust Perforation)5/무제한까지 따로 마련했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자동차 브랜드 가운덴 재규어코리아만 일반 보증기간(3/10)와 별개로 부식 보증을 마련했다. 신차 출고일로부터 6년 동안 제공한다. 모든 자동차는 부식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외부적 요인도 있고 조립 문제도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단순한 땜질처방이 아닌 근본적 대비책을 꼼꼼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


글 강준기 기자

사진 각 제조사소비자 제보

로드테스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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