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사이클에 흠뻑 빠지다(feat. 혼다 아프리카 트윈)
2018-04-16 16:12:28 입력



소위 자동차 덕후로 통하는 나에게 모터사이클은 관심 밖의 대상이었다. 속도감을 즐기지만 자동차가 주는 아늑함이 더 매력적이었다. 또한 초등학생 시절, TV를 통해 당시 최고의 스타인 그룹 클론 강원래 씨의 교통사고 소식을 접하면서, ‘오토바이=위험하다는 편견을 갖게 됐다. 그래서 바이크를 타는 주변 사람들에게 위험하지 않느냐며 걱정부터 했다.

 

퇴근길, 검은 가죽재킷 입은 라이더를 보며 나도 저렇게 멋있게 살고 싶다는 상상을 이따금씩 했다. 그러나 두터운 편견을 깨뜨리는 건 쉽지 않았다. 방향지시등 따윈 잊고 사는 무법천지강남대로에서 안전한 라이딩이 가능할까라는 생각이 찬물을 끼얹었다. 또한, 운전자 입장에선 좁은 틈바구니 비집고 다니는 라이더가 썩 기분 좋지 않았다. 모두 선입견이었다.

 




시작은 이 차를 보면서부터. 혼다 CRF 1000L이다. 사실 알파벳과 숫자 조합한 이름보다 아프리카 트윈이라는 애칭으로 유명하다. V8 엔진 품은 차처럼 고동감 넘치는 사운드에, 여느 모터사이클보다 훌쩍 큰 키, 휘황찬란한 컬러까지 마음에 쏙 들었다

 

아프리카 트윈이 속한 장르는 듀얼-퍼포즈(Dual-Purpose)’. 목적이 두 가지란 소리다. 포장도로와 오프로드를 넘나들 수 있는 바이크로 SUV와 퍽 닮았다. 대체로 배기량이 높아 고속주행 실력이 뛰어나고, 널찍한 수납공간을 무기로 모토캠핑도 거뜬하다. 그래서 SUV처럼 성장속도가 남다르다. BMWG310 GS, 스즈키는 V-스트롬 250을 앞세워 입문형 바이크에 듀얼-퍼포즈 장르를 덧씌웠다. 자동차로 치면 소형 SUV.





아프리카 트윈엔 죽음의 랠리라고 부르는 다카르 랠리가 꼬리표처럼 붙는다. 창시자는 프랑스의 모험가 티에르 사빈. 1970년대 중반 모터사이클로 사하라 사막 횡단에 나섰다가 길을 잃고 목숨을 잃을 뻔했다. 그는 이러한 극한상황에 매력을 느꼈고 1979년 프랑스 파리를 시작해 알제리, 니제르, 말리를 지나 세네갈 다카르까지 향하는 랠리 경주를 출범시켰다.

 

아프리카 트윈은 극한의 아프리카 대륙을 정복하겠다는 뜻을 품었다. 시작은 1981년부터. 당시 혼다는 XR500R로 경기에 뛰어들었다. 첫 출전치고 성적도 괜찮았다(6). 이듬해엔 우승컵을 들어 올렸고, 1986년부터는 NXR-750을 앞세워 4년 연속 파리-다카르 랠리 챔피언에 등극했다. 이를 밑바탕 삼아 1989년 혼다가 일반 도로용 모터사이클 XRV750을 빚어냈다.

 



우선 외모 소개부터. 아프리카 트윈은 이름처럼 거대하고 활기차다. 듀얼 헤드램프와 기다란 윈드스크린, 곧게 뻗은 시트와 알루미늄 배시플레이트 등 남다른 장비로 똘똘 뭉쳤다. 심장엔 742cc V-트윈 엔진을 품고 5단 수동변속기를 짝 지었다. 계기판은 LCD 모니터로 속도계와 타코미터를 집어 삼켰고 카울을 감싼 크래시 바가 차체를 보호했다. 오리지널 아프리카 트윈은 2003년을 끝으로 자취를 감췄다.

 



2015년 말, 혼다가 아프리카 트윈을 부활시켰다. CRF1000L이다. 두 개로 나눈 헤드램프와 부리부리한 외모, 길쭉한 서스펜션 등이 먼 옛날 랠리카의 흔적을 들먹였다. 병렬 2기통 998cc 엔진으로 폐활량을 키웠고, 6단 수동 또는 6단 듀얼클러치(DCT) 변속기를 짝 지었다. 자동차에서나 볼법한 DCT를 모터사이클에 얹다니 흥미로웠다

 

운전자는 D(드라이브)S(스포츠), M(매뉴얼) 등 주행모드를 바꿔 다룰 수 있다. 늘 타는 내 차와 닮은 구석이 많아 친숙한 기분이다. 아프리카 트윈의 경쟁상대는 BMW F850GS(또는 R1200GS), 스즈키 V-스트롬 1000XT 등 멀티-퍼포즈 바이크. 평소 출퇴근과 주말 임도투어까지 만족시키는 모터사이클이다. 혼다에서 개발한 HSTC도 내 편견을 깨뜨리는 데 한 몫 한다.

 




HSTC는 앞바퀴의 회전을 감지한다. 만약 뒷바퀴와 서로 회전차가 생길 경우 엔진의 출력을 제어한다. 예상치 못한 미끄러짐을 방지하기 위한 묘안이다. 물론 나 같은 초심자가 아니라면 HSTC의 개입 강도를 조절하거나 끌 수도 있다. ABS 시스템도 마찬가지다. 아프리카 트윈. 평소 모터사이클에 별 관심 없던 나까지 끌어들일 만큼 매력적이다.


글 강준기 기자

사진 혼다

로드테스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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